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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농부 배려를 수확하다 <예천군 권기훈 학생>




소년 농부


배려를 수확하다




 


작은 수고가 이웃에게 따뜻한 한 끼 밥상으로




 


예천군 권기훈 학생




 




 


해야 하는 일에서 하고 싶은 일로!


예전에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단체로 가는 봉사나 정말 필요한 봉사만 했었어요. 그런데 우연히 중학생 때 학교에 자원봉사센터 선생님이 강연을 오셨는데, 그때 센터에서 하는 일이 무엇이고 봉사의 진짜 의미에 대해서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강연이 제가 봉사활동을 하는데 가장 큰 계기가 되었죠.”




 


17살 권기훈 학생의 하루에서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머무는 곳은 바로 학교다. 다른 학생들의 하루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가족 말고 처음으로 만나는 단체 역시 학교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친구를 만나면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배우고, 선생님이나 어른들에게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서 배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학교는 큰 의미를 가지고 그 중에서도 선생님의 역할은 정말 중요하다. 올바른 가치관은 아이들을 좋은 길로 이끌지만, 잘못된 가치관은 그렇지 못한 길로 이끈다. 그리고 그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너무 멀리 간 뒤가 될 수도 있다. 권기훈 학생의 삶 역시 선생님의 도움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1년 전의 권기훈 학생은 봉사활동을 해야하는 이유가 단순히 사람은 사람을 도와야한다는 도덕심에 있다고 생각했다. 분명 맞는 말은 맞다. 그러나 교과서에서 막 튀어나온 것만 같은 딱딱한 문장들은 머리로는 와 닿았지만, 가슴에는 와 닿지 못했다. 봉사는 해야만 하는 일이었지 하고 싶은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생각은 두 시간의 강연으로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자원봉사센터에서 오신 선생님의 강의로 그는 센터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그 일들을 자원봉사자들이 어떻게 돕는지, 그리고 그 봉사가 가지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전에는 막연히 상식선에서 알고 있던 의미들이 그 강연을 통해서 자신만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의미가 되었다.




 


 


권기훈1.png



 


소년농부


저의 작은 수고로 인해 어려운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행복함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 가장 보람을 느껴요. 그리고 힘들고 짜증나고 그만두고 싶지만 다른 친구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하면 신기하게 모든 어려움을 참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강연이 끝난 그날 권기훈 학생은 바로 선생님에게 말씀드려 자원봉사센터에 가입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예천군 청소년 자원봉사단을 만나게 된다. 예천군 청소년자원봉사단은 한 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매달 참여하는 인원은 다르지만 보통 10명에서 20명의 청소년 봉사자들이 함께한다. 그들이 주로 하는 봉사활동은 바로 농사. 밭에서 직접 배추나, , 여러 가지 채소들을 키우고 수확하면 그것을 이용해 김치를 담그기도 하고, 여러 반찬들을 만들어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한다. 권기훈 학생과 청소년 봉사자들이 전달하는 것은 단순히 직접 기른 농작물과 반찬들이 아니다. 혼자 쓸쓸히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는 독거 노인분들에게 그들이 전하는 반찬은 따스한 온기를 담고 있다. 누군가가 만들어준 밥은 사람의 온기를 담는다. 그리고 외로움을 가진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그 온기다. 자신들의 작은 수고가 어떤 의미로 이웃들에게 닿는지를 알기 때문에 그들은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고 1년 동안 열심히 밭을 일구어낸다.




 


솔직히 농사를 짓는 거잖아요. 그러다보니 육체적으로 힘든 순간이 많아요. 하지만 저희가 반찬을 배달하러 가면 어르신들이 손을 꼭 잡고 고맙다고 하시거나 같이 봉사하는 어른들께서 수고했다고 해주시는 한마디가 정말 큰 힘이 돼요.”




 


우리는 가끔 말 한마디의 힘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렇지만 한마디의 말로 위로를 받기도 하고, 그 위로로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분명 말 한마디의 힘은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정도로 큰 것이다. 권기훈 학생의 인생 역시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이웃들이 그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에 그는 계속해서 봉사활동을 이어나갈 이유를 얻는다. 그리고 이웃들은 그가 건네는 말 한마디에 자신의 어려움을 위로받는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을 수 있지만, 한 사람의 인생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




 


 


권기훈2.png



 


같이의 가치


봉사를 어려운 누군가의 행복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못했지만요.”




 


우리는 살면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참 많이 만난다. 지금 이 순간 행복이 내 곁에 와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멀리 있는 행복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만큼 다른 사람의 행복을 기원하기도 한다. 기도를 하기도 하고, 그 사람을 위해 초를 밝히기도 하고, 여러 가지 형태로 말이다. 봉사활동도 그 형태 중에 하나라고 권기훈 학생은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봉사를 하기 전에는 저 자신만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을 챙길 만큼 마음이 넓지를 못했죠. 하지만 봉사를 시작하고 난 뒤 눈에 띌 정도로 변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생기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봉사가 남을 생각하게 해주는 동기라고 생각해요.”




 


봉사활동을 나가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음의 벽이 낮아지게 된다. 벽이 낮아지게 되면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지 보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사람들의 삶에 관심이 간다. 그래서 권기훈 학생은 봉사가 남을 생각하게 해주는 동기라고 말한다. 봉사활동이라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이웃들의 편에서 생각하고 공감해야 정말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삶에서 가장 많이 변화한 점도 배려심의 크기다.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의 그는 상대방의 입장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했다. 그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분명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 하지만 살다 보면 나 자신의 입장뿐 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전에는 그런 순간에도 자신이 먼저였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봉사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 것이다.




 


저는 제가 봉사활동으로 배우거나 얻은 것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항상 같은 반 친구들에게 봉사활동을 같이 가자고 해요.”




 


그가 배운 함께 살아가는 방법 속 함께는 자신과 어려운 이웃들만 속하는 것이 아니다. 아직 봉사활동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활동인지 모르는 친구들, 주변 사람들까지 그 함께에 속한다. 자신이 강의를 듣고서 봉사활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앤 것처럼, 친구들도 계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기꺼이 자신이 그 계기가 되어주고 있다. 그래서 그는 봉사활동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내민 손을 뿌리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손에 손을 잡고 벽을 넘자는 가사의 노래처럼 권기훈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손에 손을 잡고 마음의 벽을 허물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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